2016년 개봉한 ‘최악의 하루 (Worst Woman)’는 김종관 감독이 연출하고 한예리, 이희준, 권율, 류현경이 출연한 독립 감성 멜로 영화입니다. 하루 동안 세 명의 남자를 만나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통해, 사랑과 정체성, 감정의 혼란과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이 작품은 현실적인 연애와 인간 내면의 감정을 잔잔하게 풀어낸 걸작입니다.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멜로입니다.
줄거리
연기 지망생 은희(한예리 분)는 어느 날 아침, 남자친구와의 약속에 늦고, 이후 하루 동안 세 명의 서로 다른 남자와 만나게 됩니다. 오래 사귄 연인, 우연히 만난 외국인 소설가 유노(카세 료), 연극계 동료 등과의 대화를 통해 은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랑을 원하는지를 조금씩 깨닫게 됩니다.
그녀는 각기 다른 관계 속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며, 거짓말도 하고, 솔직해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며, 은희는 외로움과 혼란, 그리고 사랑에 대한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게 됩니다. 영화는 은희의 감정의 파동을 섬세한 시선으로 따라가며, 누구나 겪었을 법한 ‘감정의 하루’를 통해 진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립니다.
등장인물 (배우 이름 포함)
은희 (한예리) – 연기를 배우며 연애도 하고 있는 젊은 여성. 하루 동안 다양한 남성과 만나며, 사랑과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인물.
유노 (카세 료) – 일본인 소설가. 우연히 은희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그녀에게 감정적인 울림을 주는 섬세한 인물.
운철 (이희준) – 은희의 오랜 연인. 은희를 이해하려 하지만 불안과 불신 속에 갈등을 겪습니다.
현오 (권율) – 연극계 동료. 은희와 애매한 관계를 유지하며 감정적 긴장감을 형성합니다.
OST 및 음악
OST는 피아노와 기타 중심의 미니멀한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영화의 정적이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킵니다. 음악은 인물의 감정선에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스며들며, 장면의 여운을 잔잔하게 돋워주는 역할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흐르는 테마곡은 은희의 감정 정리를 관객에게 고요하게 전달합니다.
흥행 기록 및 수상 내역
‘최악의 하루’는 독립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감성적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로 입소문을 타며 주목받았습니다. 개봉 당시 대규모 상영관 확보는 어려웠지만, 관객과 평론가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17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뉴욕 아시안 영화제, 도쿄 FILMeX 영화제 등에도 초청되었습니다. 한예리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주제 및 메세지 해석
영화는 ‘사랑은 자기 자신을 마주하는 일’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은희는 하루 동안 세 명의 남자를 통해 거짓과 진심, 외로움과 기대, 정체성과 자존감 사이에서 끊임없이 흔들립니다. ‘최악의 하루’는 격정적인 사건이 아닌, 작고 일상적인 감정의 균열 속에서 성장하는 한 여성의 여정을 보여줍니다.
또한 이 영화는 사랑을 통해 스스로를 돌아보고, 다양한 나를 받아들이는 과정이 얼마나 어렵고도 아름다운지를 잔잔하게 전달합니다.
국내 외 반응
국내에서는 “가장 평범해서 가장 특별한 멜로”, “한예리의 눈빛 하나로 충분한 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연애 심리를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입소문을 탔습니다. 감정을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깊이 있게 전달하는 방식이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해외에서는 “감성적이고 철학적인 한국 독립 로맨스”, “여성 서사의 절제된 미학”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본, 유럽, 북미 독립영화 팬들 사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명대사 및 명장면
명장면으로는 유노와 은희가 길가에서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장면, 전 연인과 말없이 술을 마시는 장면, 마지막에 스스로를 ‘최악의 여자’라고 인정하며도 웃는 은희의 모습이 꼽힙니다.
명대사로는 “나는 누구랑 있을 때 가장 나다워?”, “그냥… 나도 내가 뭔지 잘 모르겠어” 등이 많은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냈습니다.
속편 정보
‘최악의 하루’는 단일 작품으로 제작되었으며, 공식 속편은 없습니다. 하지만 이후 김종관 감독은 ‘더 테이블’, ‘조제’ 등 유사한 감성의 영화를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정적인 멜로 장르의 대표 감독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총평
‘최악의 하루’는 말초적인 자극 없이 감정의 흐름만으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섬세한 멜로 영화입니다. 사랑과 이별, 자기 이해에 대한 탐색을 담담히 그려내며, 한예리의 밀도 높은 연기가 이야기의 중심을 단단히 잡아줍니다. 연애의 복잡한 심리를 조용히 마주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반드시 감상해봐야 할 정통 감성 영화입니다.